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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지으며-인생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밥먹고 살기다.
어린시절 촘촘히 달라붙은 골목길로 연결된 주택밀집 동네에 살았다.
동무들 여럿이 모여 학교길 나서는 아침이면 집집마다 압력밥솥에서 울리는 칙칙 거리는 소리와
따스한 밥향기는 다소 옷매무시는 꼬질해도 그 하루를 든든히 지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생각해보면,세상의 모든 아웅다웅은 밥 한끼 따스하게 먹기위한 애씀인 듯하다.
그렇게 인생은 전쟁통이다.그 극단적 비유만으로 살아가는 일을 설명할 수밖에 없는 날들이 하루 이틀이던가,밥 한끼 먹기위해 삶이 주는 비애를 삭히며 살아가는 것,그것이 인간 삶 전체가 아닌가..
김훈의‘허송세월‘에는 혼밥,혼술하는 이들이 혼밥할 수 밖에 없는 삶이라는 비애를 삭히는 밥 맛에 관한 아름다운 문장이 나온다
‘살아간다는 사업의 무망한 회한 속에서도 그 맛은 비애를 삭히고,
삶의 불씨를 잿더미 속에 잠재워서 보존한다‘
오늘 아침상에서도 그 따스한 보존을 위해 밥을 짓는다.생각과 글을 짓고 삶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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