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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10월24일 추워진 새벽 산책 길에서 ..

by 행복 공장장 202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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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이 흐르는 산책길을 걷는 새벽이면, 다소곳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징검다리를 만난다. 작은 여울목같은 물길사이를 견디며 누구나 한 번쯤 건너보라고 말을 건네는 듯 소리도 없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실개천을 사이에 두고 탄천 길은 양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마음결이 다른이들이 부딪치지 않도록 자기만의 길을 걷도록 한다. 자연을 닮은 마음은 언제나 나누어져도 서로의 마음을 살피게 하는 자연스러운 배려이다.

그래도 가끔, 다소곳이 자기자리를 지키던 징검다리도 도발적으로 이곳을 한 번 건너가 보라는 듯, 유혹하는 손짓을 볼 때가 있다. 마음 갈 곳을 분명히 정하지 않은 채 새벽산책길 나선 날에는 사이 사이에 놓여있는 징검다리의 유혹을 무시하기 싶지않다.

매일 걷던 길은 그 자리에 놔두고 다른 편 길로 건너가 봐 !! 그 소근거림에 못이겨 오롯이 그 자리를 지키는 징검다리 하나 씩, 한 걸음 씩 ,한 발자욱 씩 건너기 시작하면..속살을 보여주는 실개천 사이로 삶과 인생의 결들이 구비구비 보인다.

그래, 삶이라는 속살 곁을 다소곳이 지켜 준 징검다리,그리운 사람들, 읽어온 책들, 만났던 아프고,슬프고,기뻤던 일들 밟아가며 인생을 그렇게 걸어왔구나 .. 그런 새벽이다.이젠 걸어보지 못하던 다른 길로도 걸어와 보렴~~!!

인생의 수많은 징검다리였던 그리운 얼굴,책들과 장소들과 추억 같은 것들을 더듬어 가며..목요일 아침 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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