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상일기4 고독이라는 단어가 가진 리듬(12월 첫 날에 일기) 늦은 밤에 홀로 즐기는 설경은 고독이라는 단어에 리듬을 준다.아무도 걷지 않았기에 순결한 눈 밭, 혹시나 찾는이 있을까 하여 수줍은 듯 고요하다.인간들 서로에게 요란한 생존의 난리를 빗겨난 탄천 길, 새벽부터 호젓히 산책하는 이들의 사연이 머물고 간 흔적마다 소리없이 겨울을 준비하던 여린 생명들은 잔잔한 위로의 목소릴 내 주곤 했으나, 생활에 힘겨운 인간은 그 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근심과 염려를 떨치기에도 힘겨운 한 숨소리에 더 예민하다.누구도 대화를 들어주지 않을 것 같은 사연 많은 인간들,세상사의 수만가지 고독, 겨울 준비를 다한 이름없는 나무 곁에 돌의자,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그 한 맺힌 고독에 다정한 벗이 되려는 듯, 오롯이 한 자리를 평화 스럽게 지켜내고 있다.그래, 세상사 힘겹지 않은 존.. 2024. 12. 2. 10월24일 추워진 새벽 산책 길에서 .. 탄천이 흐르는 산책길을 걷는 새벽이면, 다소곳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징검다리를 만난다. 작은 여울목같은 물길사이를 견디며 누구나 한 번쯤 건너보라고 말을 건네는 듯 소리도 없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크지도 작지도 않은 실개천을 사이에 두고 탄천 길은 양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마음결이 다른이들이 부딪치지 않도록 자기만의 길을 걷도록 한다. 자연을 닮은 마음은 언제나 나누어져도 서로의 마음을 살피게 하는 자연스러운 배려이다.그래도 가끔, 다소곳이 자기자리를 지키던 징검다리도 도발적으로 이곳을 한 번 건너가 보라는 듯, 유혹하는 손짓을 볼 때가 있다. 마음 갈 곳을 분명히 정하지 않은 채 새벽산책길 나선 날에는 사이 사이에 놓여있는 징검다리의 유혹을 무시하기 싶지않다.매일 걷던 길은 그 자리에 놔두고 다른 편 .. 2024. 10. 24. '덧없음에 대하여.." - 10월22일 일기 덧없음이란 제한된 시간안에 무언가 의미가 될만한 일을 입혀보는 것,그것이 인생이 아닐까 한다.밤을 망각한 새벽이 되어 찾아진 댓글하나에 모난돌 같은 심술보가 달린다.한 참인 때는 그 심술보에 훈장하나 달아야 끝내야 할 짓을 이제는 쉽게 그만둘 용기를 갖게 된 걸 보면,인생이란 것,그 덧없음에 눈을 떳나보다.하긴,어제 나도 누군가의 글에 모난돌 하나 달아주었고 마음 깊은 곳에 잠복한 으쓱거림을 잠재우고 잘난채 했으니 모난돌,어떻게 된다는 세상말이 괜한말이 아닌가 보다.그 심난함에 읽게된, 김현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읽기’에 한 구절이그 심난함을 잠재웠다. ’...중요한 것은 모든 논의가 가십차원에서 시작되고,하나도 중요하지 않는 세목들이 굉장한 중요성을 띠고 논의 중심을 잡는....'그렇다.한 때,가십차원.. 2024. 10. 23. 10월 4일 밤산책 길에 쓴 일기 금요일 밤에는 아름다운 꿈을 꾸자.한주간 세속의 구름다리 건너는 몽환속을 뒹굴었으니,쓰거나 달기만한 알콜 바다속에 들어가 허우적 거리기 보다는맨정신으로 아름다운 꿈을 상상해 보는 밤도 좋다. 맨정신으로 꾸는 아름다운 꿈은 밋밋하여 오글거리지 않아서 좋다.하루에 충실한 꿈,숨이 있고 누울공간이 있고 고독이 있어생각이라는 허상에 아름다움 이라는 개념의 옷을 입히는 꿈,삶이 꿈인가 꿈이 삶인가 하는 원초적 질문을 하며눈을 감으면 살아있다는 신비에 놀라게 된다. 살아있음도 언제가는 우주공간의 한 점 처럼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자취가 되거나,수억년전 보내진 빛의 신호들 마냥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추억이 되는 그런 흔적으로 빛날 수 있는 아름다운 꿈을 꾼다. 세상은 한 주의 고통을 망각하려는 세속성의 소란들로 아우.. 2024. 10. 1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