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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에 홀로 즐기는 설경은 고독이라는 단어에 리듬을 준다.아무도 걷지 않았기에 순결한 눈 밭, 혹시나 찾는이 있을까 하여 수줍은 듯 고요하다.
인간들 서로에게 요란한 생존의 난리를 빗겨난 탄천 길, 새벽부터 호젓히 산책하는 이들의 사연이 머물고 간 흔적마다 소리없이 겨울을 준비하던 여린 생명들은 잔잔한 위로의 목소릴 내 주곤 했으나, 생활에 힘겨운 인간은 그 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근심과 염려를 떨치기에도 힘겨운 한 숨소리에 더 예민하다.
누구도 대화를 들어주지 않을 것 같은 사연 많은 인간들,세상사의 수만가지 고독, 겨울 준비를 다한 이름없는 나무 곁에 돌의자,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그 한 맺힌 고독에 다정한 벗이 되려는 듯, 오롯이 한 자리를 평화 스럽게 지켜내고 있다.
그래, 세상사 힘겹지 않은 존재가 어디 있으랴 꾹꾹 참아낸 눈물 쏟았낼 자리.. 고독을 품어낸 나무 곁,돌의자, 탄천 길,징검다리, 거기서 생의 기쁨을 남모르게 발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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