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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생각 한 문장

인간 품격을 위한 언어의 확장에 대하여. - 황지우의 '소나무에 대한 예배 '

by 행복 공장장 2024.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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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이 2001년 에 출판하신 ‘시가 내게로 왔다' 라는 시 모음집이 있습니다.로댕의 예술철학을 좋아 하시어  사랑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감동하는 자신만의 소박한 시인의 삶을  살아가시는 김용택 시인은 선생님이  가장 좋아 하시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현대시들을 모아서 해석까지 덧붙이여 세상에 내 놓으신 것입니다.선생님이 선택한 55편의 시 를 읽다 보면,  시의 세계와 시 가 창조한 언어의 아름다움을 마음 껏 누리는 시 문학의 진수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황지우 님의 시를 읽어가며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관계들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삶의 문제들을 시적 감수성으로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하는지를 가름하게 되는 시 한 편을 읽고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소나무에 대한 예배  

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지표( 地表 )위에서 가장 기품있는
건목 (建木); 소나무, 머리에 눈을 털며
잠시 진저리 처친다.

 
섬진강에서 소박한 시골마을의  초등학교 교사로 소박하게 시를 짓고  살아가시던  김용택 시인의 노래가 사랑과 희구와 전율과 감동의 언어를 향하고 있었다면, 대한민국의 현대사 속에서 민주화 운동과  물결을 시로 지어 노래 하였던 황지우 시인의 언어는 시대의 불의에 맞서는 오만함과 당당함 이라고 김용택 시인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시인의 삶은 시대의 정의롭지 않음에 대하여서는 때로는 오만하고 당당하게 맞서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게 됩니다.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대한 오만함과 당당함이 때로는 삶에 대한 성찰이 되기도 하고,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된 세상에 대한 용서가 되기도 합니다. 오롯이 푸르게 빛나고 싶은 소나무의  올 곧음이 세파와 같은 눈발을 뒤집어 쓴채 휘어진 모양새를 하고 있을 지언정, 그 올 곧음의 기품이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는 기품이기 때문입니다.황지우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그러한 간절한  소망을 품고  '소나무에 대한 예배'란 시를 읽게 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 한편은 멀리서 느리게 다가오는 진저리 처지는 '사랑이자, 희구이며,  전율로서 가슴속에 오래남아 삶속으로  스며드는  감동이자,감응이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시 한 편, 삶에 스며드는 언어에 대한 감응이 충만한 날에는, 삶 곁에 늘 쓰는 말과 글이라도 인간다움의 품격을 간직한 말들을 담고내고 싶어집니다.우리나라의 본디 말모이들을  찾아보고 공부하다 보면, 자본주의 그 승자독식의 세상, 그 야만적 속도들 속에서 사라져간 인간다움의 품격을 지켜 낸 말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그말들을 가르켜  '도사리' 라고 말합니다. 과수원의 과수들 사이에서  비바람을 못이겨내고 떨어져 있는 상처난 과실들 같은 말을 가르키기도 합니다.그 말들을 찬잔히 들여다 보고 있다보면, 인간의 삶, 생존이라는 치열한 현실에 잘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말이 삶의 현실과 맞닿아 있지 않고 동떨어진 말들을 쓰며 살아갈 때 인간의 삶은 공허와 실존적 허무에 곤두박질 치는 것입니다.비바람에 떨어진 과수원의 떨어진 과실과 같은 말들이지만, 그러한 말들을  다시 찾아내어 잘 다듬어 다시 인간다움의 언어와 글로 쓸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인간다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다시 향하게 될 것이고 비트겐슈타인이 명확히 규정한 언어 철학처럼,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더 넓고 자유로운 삶과 세계로 확장 되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사고와 인간다운 품격을 확장해 줄 언어들 중에 인간의 능력치를 표현한 말들이 있습니다. 우선 '벗쟁이' 라는 말이 있습니다.매우 생소한 말일 것입니다. 사회에 생활 초년생들에게 해당할 수 있는 말입니다.누구나 어떠한 일을 첫시작 할 때는어설프고 서투르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사람을 가르켜 '벗쟁이'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첫 사회 생활 ,  인생살이를 처음 시작하는 이에게 평생 함께해야 할 일을 세심히 가르쳐서 , 평생 동행하는 업과 삶으로 함께 하자는 뜻으로 벗쟁이라 고 불렀다는 것입니다.또한 모든 일과 업무를  팔방미인처럼 잘 처리할 뿐아니라 여러가지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해 내는 사람을  '두루치기' 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사람을 '재주아치' 라고도 불렀습니다.그 뿐 아니라, 지혜와 인사이트가 많은 사람들을  '슬기주머니'라 불렀다는 것입니다.또한  세파의 파란만장한 삶을 겪어 단단해진 사람을' 대갈마치'라고 불렀으며, 일과 업무처리를 야무지고 독하게  처리하여  어려운 일들을 잘 해결하는 사람을 벼락대신 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밖에도 금수저로 태어났거나, 가방줄만 길어서 세상물정 모르는 인간을 '궁도련님' 이라 호칭했으며,  애초부터 무식하고 막무가내인 인간은 '바시기' 라고 불렀답니다. 줏대없는 인간을 '가르친사위,코푸렁이' 라고도 했으며, 속없는 인간을 '굴퉁기' , 겁많은 이를 '열쭝이', 혼자 잘난채 하는 이를 '윤똑똑이' 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삶이 아무리 각박하게 돌아간다 하여도 시인들의 언어와 삶의 태도처럼 , 정의롭지 못하고 인간답지 못한 세상에 대하여서는 때로 오만하고 당당한 태도와 품격을 갖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기 위해서라도 김용택 선생님이 삶을 대하시는 태도처럼 언제나 삶을 사랑하고 , 작고 소박한 아름다움과 진리를 찾아내야 하며, 그 기쁨과 진리,아름다움에 전율할 줄 아는 감동과 감응이 넘쳐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한 인간의 품격을 담게 하는 언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우리 모두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삶의 지혜와 정보를 모아 더 좋은 세상을 향하는 블로거님의 살에도 늘 사랑과 진리를 향한 희구의 열정과 기쁨, 감동들이 차고 넘치는 행복한 삶으로 충만 하기를 기대하고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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