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라는 서정적 시 구절이 생각나는 날입니다.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기다림과 같은 낭만적 상상과 생각들이 시들어 갈 때 읽어볼만한 책이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Go dot)를 기다리며 '라는 책입니다.이책은 1996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입니다. 현대인의 실존적 삶의 자리를 철학적으로 잘 고찰한 책이라고도 생각합니다.이 책은 소설로도 유명하지만 미국의 브로드웨이등 많은 나라에서는 뮤지컬과 연극으로 각색되어져 공연되는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소설에서 전개되는 주요한 줄거리는 황량한 길가에서 두 주인공이 고도(got do)를 기다리는 것 입니다. 어제도,오늘도,내일도 또, 그 다음의 내일도, 그렇게 무한한 내일의 희망이란 이름으로 기다리는 고도가 그들에게 찾아와야만, 모든 것의 구원이 이루어 진다는 희망 하나만을 두 주인공이 기다린다는 것이 소설의 전체 줄거리 입니다. 황량한 시골집 나무곁에 있는 두 주인공은 블라다미르와 에스트라공 입니다.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그것이 그들의 사고체계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고도가 오기만을 무한정 그리고 또, 진지하게 기다립니다.그 두 주인공을 마추치는 사람들은 포조라는 사람과 포승줄이 묶인채 끌러 다니는 럭키가 전부입니다.그것도 럭키는 마치 학대받는 것처럼 포조에게 이끌려 다닐 뿐 입니다. 주인공 곁을 지나치는 또 한 사람은 '무엇을 기다리냐'고 늘 물어보는 소년도 있습니다. 하지만,두 주인공은 반복적 으로 지나가는 그들을 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50년을 기다린 그들이 ‘내일은 틀림없이 오실 것’이란 말만을 날마다 되풀이 하는 삶을 살아가 갑니다.
그러던, 50년쯤 된 어느날, 더이상 기달리수 없다는 감정에 휩쌓인 주인공들은 그들만의 대화를 이렇게 하게 됩니다. 에스트라공이 블라드미르에게 묻습니다.’우리가 함께 있는지가 얼마나 됐지?’ 블라드미르가 답을 합니디. ‘잘 모르겠네. 글쎄 한 50년쯤’ 그러고 나서 블라드미르는 말을 합니다. ‘그럼 갈까!’ 거기에 에스트라공이 맞장구를 쳐줍니다.‘같이 감세’ 그렇게 대화를 하면서도 그둘은 마지막까지 황량한 벌판의 나무 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으로 소설의 결말을 맺고 있습니다.인생은 기다림입니다.사람을 기다리고, 사랑을 기다리고,좋아하는 날과 때를 기다리고,꽃피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일상에서는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 아침에 출근하면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맛집앞에 서서 맛난 음식을 기대하며 그렇게 늘 기다리는 삶을 살아갑니다.어떤 경우에는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아련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기다리는 그가 오지 않아도 않을 지라도 기다림으로 만족한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릴때도 있습니다.내일은 꼭 기다리는 사람이, 소식이 사랑이, 희망하는 그 무엇이 올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삶을 견디며 살아갈 때도 있습니다.그렇게 , 우리는 마음속 깊은곳에 기다림의 슬픈 호수하나 묻어두고 사는 삶을 살았는지도 모릅니다.그 기다림이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얻게 하는 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 입니다. 그렇게 기다림으로 삶을 견디는 것이 우주의 운행을 따르는 삶이라고 살포시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긴 장마, 뒤 지독한 더위가 찾아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더위가 물러날 가을날 그 아름다운 때를 기다리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기다림에 관한 글을 쓰다보니, 그 기다림을 위해 우리가 일상을 견디며 살고 있는 먹고 사는 일들에 대한 우리나라 고유한 본디 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사물엘 베게트의 두 주인공 처럼 황량한 벌판 나무 곁에서 알 수 없는 어떤 희망을 기다기고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소설의 주인공들과 달리 현실속 희망을 기다리기만 하지 않습니다.희망이든 구원이든 그것이 이루어질 날까지 견디는 삶을 살기 위해 , 먹고 사는 일들의 비애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자본주의 세상에서는 그 견딤을 위해 자본을 위해 노동하는 돈버는 일을 하여야 견디며 살 수 있는 것입니다.그것을 우리나라의 순수한 본디 말에는 '벌이' 라했습니다. 그러한 뜻을 담은 벌잇줄,밥줄이 하루 하루의 삶을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삶을 의미하는 말이었습니다.벌잇줄, 밥줄을 생활을 견디는 도구로 삼는 삶을 '장사, 생화'라고 합니다.생존을 위한 삶을 생화로 표현할 줄 아는 순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본디말의 뜻 깊은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벌잇줄, 밥줄로 고단한 삶을 아름답고 곱게 정화해내는 정서를 가졌던 우리나라 고유한 본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릴적 기억에 첫 장사에서 처음 판 물건과 장사에 대하여 '마수걸이' 했다고 줄거워 하시며 외치시곤 하던 말들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생존의 수단이 되는 벌이줄, 장사를 생화로 비유하여 아름답고 우아하게 말할 줄 알았던 지혜말들이 생각 납니다. 우리 옛 사람들은 장사든 생화든 간에 그 벌잇줄이 번창하고 화려하게 피어나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우주의 마수걸이가 필요했다는 것을 인식하며 살았던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 우주와 공생하며 행하는 그 마수걸이속에 함께 잘살아가는 지혜를 끊임없이 모색하며 살아 내었던 말이 우리나라의 본디 말이 가진 뜻깊은 아름다움 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과 같은 황량한 길위에 알 수 없는 어떤 희망, 구원을 기다리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 입니다. 그 길에서 우리 모두는 함께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그 벌이줄과 생화들 속에서 말입니다.그 생화들 속에서 또, 우리는 그 누군가를 마음 한 구석 깊은 곳에 기다림이라는 이름으로 슬픔 가득한 푸른호수로 묻어 놓고 살아갑니다.. 그런 마음 깊은 곳에 묻어 둔 슬픔 가득한 기다림의 푸른 호수, 그 푸른 호수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힘이 되고 ,기쁨과 행복이 될지도 모른다는 작은생각을 살포시 하게 됩니다.그런 행복을 이어가는 삶이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맛난 글 좋은 정보 행복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은 탐구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 살아가면서 탐구 하는 것이다-양귀자 '모순' (21) | 2024.08.16 |
---|---|
2024년 언어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 맹재범 ‘여기 있다 (19) | 2024.08.09 |
인간의 몸 짓과 굴레 - 서머싯 모음 ' 인간의 굴레 ' (43) | 2024.07.25 |
언어에 감성의 옷을 입히자 - 이외수 '감성사전' (89) | 2024.07.21 |
6월21일 5분 저널- 곡즉전 (14) | 2024.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