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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생각 한 문장

우리의 존재는 가벼운 것인가 무거운 것인가 - 밀란 쿤데라의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by 행복 공장장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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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더위도 이제 끝물인 듯 합니다. 처서가 지나니 가을향기가 스며오는 듯 합니다. 이러한 가을향기의 예감속에서 여름내내 빈 항아리가 된 우리의 영혼을 무겁게 채워줄 독서를 생각해 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책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이러한 계절에 읽을만한 책을 한 권 권하라 한다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당당히 권해봅니다.1984년 출간당시 포스트모던이란 생소한 철학용어가 트렌디한 멋을 따르던 청춘들에게 유행어 처럼 통용되던 시대에, 시대의 철학적 화두가 된 책 한권을  액세사리 처럼 옆구리에 한 권씩 달고 다녔을 만큼 , 청춘의 시간은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예민한 시간인 것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란 책은 읽기엔 무겁고 소지품처럼  행랑에 담고 다니기에도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지 않던 책 이었습니다 시대의 혼돈 속 에서도 존재론적 무거움을 증명하려 했던 그 시대의 청춘들에게 밀란 쿤데라의 화두는 시대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되었던 것입니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 제목만으로도 세상에 존재하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재정립하게 하는 가치와 사고의 기준들을 정해 줄 만큼의 사색품을  확장시켜 주는 책입니다.


 프라하의 봄의 시대적 상황과 자유도시 취리히를 배경으로 삼아 자유연애자 토마스와 진실되고 무게 있는 사랑을 찾는 테레사, 또 하나의  가볍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비나와 그들 구속하려는 지식인 프란츠 이 벌이는  사각 관계속에서  존재들의 가벼움과 무거움이 교차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대의 철학을 구성하고 재 구성해내며 서사소설이 갖는 역사속에 존재하는 인간들의 전형과 역사의 소용돌이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니체의 영원회귀에 관한 소설이기도 합니다. 이책이 서두부분에서  잘 읽혀지지 않는 이유는 철학적 논거들이 길게 열거되기 때문입니다. 그 서두 부분을 어느정도 읽게 되면 이런 구절을 만나게 됩니다.’영원 회귀는 아주 신비로운 사상이다.니체는 이 사상으로 많은 철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라는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니체의 영원회귀의 사상을 어느정도 풀어내면서 플롯과 인물의 캐릭터를 구성해 나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쿤데라의 니체에 대한 해석들을 따라가다 보면,  ‘만약 영원회기가 가장 무거운 무게라면 우리들의 삶은 이 배경 앞에서 아주 가벼운 것으로 찬란하게 나타날 수 있다‘ 와 같은 명문을 만나는 것도 이 책을 읽어가는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설의 결말에 이르게 되면, 소설의 스토리를  이끌고 가며 가벼운 인생을  쫓던 토마스가  무거운 사랑을 추구하는 테레사의 철학적 방향성과 정착의 무게에  이끌려 시골에 정착하려고 결심하게 됩니다.그러나, 밀란 쿤데라는 이 둘의   뜻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소설의 씁쓸한 결말로 이야기를 매듭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을 다 읽고 나면 밀란,쿤데라의  또 다른 소설 ‘농담’같은 질문을 진지하게 해보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온 생애를 투자하여  빈 항아리 같은 인생사를 채울만한 무거운 행복,조건없는 사랑을  채워 보기위해 , 한 번 뿐인  인생을 소모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마지막은 모든 인생을 걸고 기대한  한 만큼의 행복과 사랑을 다 채워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진실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어김없이 가볍게 또 다른 영원회귀의 시간속으로 떠나야 하는 가벼운 존재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밀란 쿤데라가 '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한 권의 책을 통하여 던져준 질문들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들 인지도 모를 일 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질문들 속에서  다가오는 가을날을 존재의 무거움으로 채울 것인가 영원한 회귀속으로 따나기 위한 영혼을 위한 채비를 할 것인가를 의미있게 되돌아 보는 시간의 계절이 되어야 합니다. 다가오는 가을 그렇게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측량해 의미있는 독서에 한 번 빠져 보시기를 권해 봅니다. 
언제나 그러한 넉넉함이 허락된 인생의 그림을 그려내는 가을날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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