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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노량에서 북소리 되어 울려 퍼지다. -노량 : 죽음의 바다

by 행복 공장장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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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살아가는 일이 소설가 김훈 선생님의 ' 칼의 노래' 첫 문장처럼 버려진 섬 처럼 꽃이 피는 봄을 기다리는 한 겨울 같을 때가 있습니다. 북풍 한기와 겨울 바다의 거센 파도를 견뎌내는 버려진 섬처럼 ,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 문화적 정황들을 표현할 말들이  특별히 떠오르지 않는 세월입니다. 세계는 두 개의 전쟁으로 어수선하고 , 인간의 욕망으로 초래된 지구촌 기후변화의 역습은 날마다 심화되고 있는 듯합니다. 땅을 디디고 있는 삶의 자리인 대한민국은 사상과 이념으로 갈래갈래 찢어져 , 아귀다툼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절제되지 못한 욕망이 분출되어 부동산 투자와 같은 투자천지의 세상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는 결국 자신의 욕망에 가장 충실한 인간을 우리 사회와 미래를 책임지는 최고자리에 오르게 하는 절박한 오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자고 나니 선진국'이란 소리를 듣던 나라에서 ' 자고 나니 후진국'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2023년 겨울을 보내고 또 다른 한 해 2024년이라는 세월의 계단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버려진 섬처럼 북풍의 한기와 같은 역사와 문명의 변화 속에 인간의 삶은 버려진 섬처럼 봄날의 햇살 비추는 봄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듯합니다.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 오라,
내 거기서 일자진으로 적을 맞으리 -
김훈 '칼의 노래' 서문에서 

 봄날의 소식을 기다리는 자들에게는 봄바람의 기운이 먼저 감지되듯, 살만한 세상과 역사를  상상하고 창조해 내는 영화감독들로부터 세상의 봄을 움틔우는 기운들을 담은 영화들이 지난해 연말에 개봉하여 연초까지 극장가에 훈풍을 불어주고 있는 형국입니다. 김성수 감독의 ' 서울의 봄'과 김한민 감독 ' 노량: 죽음의 바다'입니다. 
전두광이라는 픽션으로 조명된 인물이 대한민국의 한 때 역사를 노략질한  범죄자 전두환을 생각나게 하는  '서울의 봄'은 이름만 들어도 차오르는 분노의 게이지로 인하여 보기를 삼가했습니다. 그래서 10년간의 장인정신으로 '명랑' 한산' ' 노량'으로 우리의 영원한 역사 영웅서사인 '이순신 장군' 시리즈 영화를 완성한 김한민 감독의 ' 노량: 죽음의 바다' 보았습니다 영화를 본 이후로 영혼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뒤흔어 놓는 멈추지 않는  이순신 장군의 노량에서의 '독전의 북소리'로 인하여 몇 일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역사와 그 역사 안에 살아가는 인간의 영혼까지 정화하고 위로해 주는 북소리, 노량의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죽음의 바다를 넘어 살아있는 우리의 삶까지 그 북소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더럽고 치사해 보이는 왜놈들의 역사뿐만 아니라, 
더럽고 치사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인간들의 아수라 판을 끝장낼 역사전쟁을 끝내버리라고 독전의 북소리를 들려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난한 역사의 전쟁을 제대로 끝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이순신 장군이 현실의 전쟁터와 같은 삶의 현장에서 여전히 독전의 북소리를 치고 계시는  환형에 빠져들게 하는 영화를 본 것입니다.

 1. 김한민 '롱테이크'에 담긴 김훈의 '칼의 노래' 

영화관을 뚫고 삶의 자리에 돌아온 후에도 영혼에 들여오는 북소리에 응답한 나의 생각과 행동은 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를 다시 읽어 보는 일이었습니다.  조선시대 가장 무능한 왕 선조 때인 임진년으로부터 시작된 7년 전쟁동안 무능한 권력과 왜군이라는 두 개의 적을 상대한 이순신 장군의 내면세계와 전장의 참혹함과 인간세상의 군상들을 기록한 이순신장군의 기록정신을 모아 김훈 선생님의 특유한 문체의 힘으로 엮어  소설이 된  '칼의 노래'는 시대를 거슬러가며 역사와 영혼을 정화하는 힘이 증폭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현대사에서 그리운 대통령으로 기억될 만한 노무현 대통령도 정치라는  이합집산의 혼돈으로 탄핵이라는 위기에 몰린 시간속에서 선택한 책이 ' 김훈 선생님의 ' 칼의 노래'란 사실만으로도 책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가늠하게 됩니다. 
'칼의 노래'는 두개의 적을 상대하는 전쟁터에서의 이순신 장군의 군인으로서의 칼의 정신과 참혹한 전장의 현실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과 역사에  희망의 노래를 남기려는 절박한 심연들이  절망과 희망의 극단의 세게를 오고 가며 절묘하게 조화되어 시간과 역사를 거슬려 읽히고 불러지는 노래가 된 것입니다.
전장과 역사의 현장에서 이순신장군이  남기고자 하셨던 심연의 세계를 김한민 감독은 '롱테이크'를 사용하여  절묘한 타임에 잘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명랑의 울두목에서의 절체절명의 전투신에서 위기를 기회로 포착하는 심연의 순간을 롱테이크로 보여 주고 있으며, 노량에서의 마지막 전투에서 전장의 참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전장을 끝장내리라는 굳는 심연의 세계, 독전의 북소리를 치는 장면을 롱테이크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길고 긴 장면을 처리하는 롱테이크와 전장의 소리,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의 웅대한 음향 속에서 나는 김훈 선생님의 ' 칼의 노래'가 다시 떠 올랐던 것입니다. 

2. 칼의 노래, 노량: 죽음의 바다를 넘는 북소리가 되다.

2024년 푸른 용의 해를 맞이한 지금 여기, 대한민국의 역사의 시계는 문명과 기술의 전환기의 소용돌이와 세계질서의 재편이라는 힘의 균형추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난파한 배 한 척과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정의, 평화, 통일, 민주라는 그나마 위안이 되던  언어들은 누군가에 의하여 끊임없이 오염되고 있으며, 법과 원칙, 상식을 혼란스럽게 하던 세력들은 한 줌도 안 되는 힘으로 차지한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 무식하게 공포사회를 조성하려 애쓰고 있는 형국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절망의 시간에 ‘칼의 노래'읽으시며 어떤 세상과 역사를 바라보았는지 다시 한번 상상해 봅니다. 노량:죽음의 바다, 그 후반부를 장식한 죽음의 바다 , 죽임의 세상을 넘어서 들여오는 살림의 북소리 , 생명의 북소리 , 영혼과 역사를 정화하는 북소리는 결국, 칼의 노래가 되어 왜놈과 같이 역사와 인간의 삶에 노략질을 일삼고 있는 악한자들이 벌인 역사전쟁을 끝내게 하는 북소리가 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 암울한 그림자를 모롤고온 오합지졸의 왜놈과 같은 정치꾼과 언론 졸개들과 싸우는 지난한 역사전쟁, 칼의 노래, 노량의 죽음의 바다를 넘어 생명의 울림으로 들려오는 북소리를 들으며, 다시 희망의 바다 ,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는 봄날을 완성해 가는 삶을 살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죽음의 바다를 넘어 들여오는 장군의 칼의 노래, 역사와 영혼을 살게 하는 전장에서 승리를 독려하는 독전의 북소리를 듣기 위하여 , 노량 그 바다로 갈 것입니다. 

 

적들의 살기는찬란했다... 아침의 햇살 속에서 수천의 적기가 바람에 나부꼈다.. 적의 전체였다. 적의 전체는 넘실거리며 다가왔다. 적들의 이물에서 흰 물기둥이 깨어져나갔다. 

그때 적들은 경건해 보였다. 적이 경건했다기보다는 , 적이야 말로 ,

그 앞에서 내가 경건해야 할 신비처럼 보였다. 

신비, 신비,라고 해두자 

나는 대장선의 갑판에 무릎을 꿇었다. 나는 빌었다. 무엇을 향해 빌었는지 ,

나는 빌고 있었다. 

바다는 문득 고요해졌다. 

 

이제 죽기를 원하나이다. 하오나 이원수를 갚게 하소서!

                                                                                                 

                                                                            - 김훈 ' 칼의 노래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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