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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창고

봄 날에 남한산성-김 훈 <남한산성> 강신주 <철학이 필요한 시간>

by 행복 공장장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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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써 정의를 다룰 수 없고 ,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

 

신생의 길은 죽음 속으로 뻗어 있었다. 임금은 서문으로 나와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길은 땅 위로 뻗어 있으므로 나는 삼전도로 가는 임금의 길을 연민하지 않는다.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으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성 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고 말들이 창궐해서 주린 성에 넘쳤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받는 자들의 편이다.                                                     
                                                                                                                                    -남한산성 서문에서-
 봄날에는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1 번지 소나무의 성지인 남한산성에 갑니다. 주어와 동사로 지어지는  문체의 힘으로  역사 속 고통과 허무를 아름다운 자연에 빗대어 놀다 가시던  소설가 김 훈 선생님의 놀이터가 돼주었던 산성, 1636년 치욕적인 겨울전란을 버텼던 산성의 봄이 여린 꽃망울들과 새싹들이 다시 힘을 내었듯이 , 되풀이되는 모욕감을 주는 정신 나간 왕들의 길들을 연민하지 않으며 제갈길을 가는  봄날들이  희망의 길들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봄 날입니다. 말로서 정의를 다루지 못하는 정신 나간 정치집단의 공허한 메아리 가득한 도시보다는 막돌 쌓기의 정수를 보여주며 봄이 찾아오는 생명 있는 것들을 청자도기처럼 아름다운 자태로 감싸고 있는 산성, 전란에는 철옹성이었으나, K문화로 전지구인의 부러움의 대상이자 자부심 가득하게 했던 우리의 조국을 파렴치한 정신세계와 몰상식 가득한 삶으로 충만한 부부와 그 졸개들이 망치는 세상의 오염을 정화하기 좋은 솔잎향 가득한 산성으로 우리들을 품어주고 있습니다. 
글로서 세상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읽어야 할 뉴스를 자신들의 욕망의 정보지로 만들어내는 계층사다리를 걷어찬 자본주의 세상, 그안에 싸우는 주린 말들과 모진 싸움들 보다는 생명의 대동세상을 만들어 놀이하는 산성의 봄을 맞이하러 봄날에 남한산성에 올라야 합니다. 길 잃은 세상에서 다시 길을 찾기 위해서는  높은 산 같은 인문학 정신으로 충만한 책들들 읽어가며 삶의 길을 찾아가는 것도 최선의 방법 중 하나 일 것입니다. 단 칼과 같은 인문학 정신으로 김 훈 선생님의 소설들은  읽을 때마다 마음에 힘 줄들을 세워주는 책들입니다. 병자년 겨울,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병자년의 나라를 구원하고자  온백성에게 참전을 요청하는 격서를 김상헌이 목놓아 외쳤던 것처럼, 김 훈 선생님의 소설들은 타락한 말과 글, 역사를 구원해 내기 위한 인문학 정신으로 충만합니다. 허무와 패배감을 안겨주는 길 잃어버린 세상에서 우리는 허무와 패배감을 주는 현실을 직면하고 고쳐나가기를 주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한 인문학의  치유정신에 충실한 철학자가  거리의 철학자 대중 철학자로 불리어지는 강신주 선생님입니다. 동, 서양을 아우르며, 길 잃어버린 시대의 상처와 패배감과 허무감을 극복하고 그 고통과 아픔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치유하게 하는 진짜 철학자가  강신주입니다. 
 봄 날 솔잎 향으로 가득한 산성에서의 등산여정을 마치고 다시 맑아진 정신으로 김 훈 선생님의 < 남한산성>과 강신주의 <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게 됩니다.  그 독서를 통하여  남겨진 세상의 고통들과 더불어 살아갈 힘  아파도 당당하게 살아갈 삶의 힘줄들을 다시 세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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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겨진 세상의 고통들에 대하여 

지난 가을로 부터 겨울까지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장식했던 '쇼펜하우어'의 열풍 또한 현실의 고통의 디폴트 값을 인정해 버리기로  자처한 우리들의 자아상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김 훈 선생님의 소설과 글에는 언제나 고통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자신들만의  오류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문학 정신의 징검다리들을 찬찬히 바라보게 합니다, 조선시대 병자년의 역사적 치욕과 슬픔을 글과 말의 놀이로 즐길 줄 아시는 김 훈 선생님은  더 이상의 영웅의 서사를 작위 하지 않습니다. 치욕의 전쟁 속 아수라 세상에도 우주의 의지에 순응하는 자연과 인간만이 그려낼 수 있는 표상으로서의 세상을 지독히도 아름답게 묘사해 내실  뿐입니다. 그래서, 김 훈 선생님의 소설과 산문들을 읽다 보면, 고통, 그 치열함에  댓 구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인간과 세상을 향한 정신의 지향점을 갖게 됩니다. 김 훈선생님의 소설 < 남한산성>에 갇힌 최명길, 김상헌, 김유와 같은 사대부들의 성안에서 창궐했던  말들은  갇힌 성에서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신자유주주의 자본시장에 갇혀버린  창궐한 말들도 갈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무거움을 삶의 가벼움'으로 모면하고자 했던  최명길의 길도, '삶의 무거움을 죽음의 가벼움'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김상헌의 길도 신생의 길을 찾아내지 못하고 치욕과 모욕 땅 삼전도로 향하는 길에 갇혀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성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고  성 밖으로 나가 전란의 신생을 위한 전사의 격문을 전한자는 성안의 대장장이 서날쇠였던 것입니다. 일상의 전문가, 전장에 쓸 칼을 만들고 , 낫을 만들고 , 성 밖으로 뻗어 난 온갖의 길을 찾아내고 발견해 낼 줄 알았던 일상의 대장장이 서날쇠만이 병자년 치욕의 겨울전란, 그  페허의  끝에 찾아든 봄날의 희망이 찾아든 신생의 길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21세기 기 자본주의 시장에 갇힌 말들도 약육강식, 각자도생의 주린 성안에 창궐하고 있습니다. 주린 성 밖으로 나가서 싸울 말들과 글들이 다시 필요합니다. 고통을 디폴트값으로 던져 주는 구조와 공동체의 성 밖으로 나가서 싸울 말과 글이 다시 절실하게 필요해진 시대입니다. 죽음 속에 뻗어 난 신생의 길들을 찾아내는 문. 사, 철의 인문학 정신, 고통의 디폴트 갊을 운명처럼 짊어지고 서날쇠처럼 일상에서 단단한 무기로 만들어 내는 인문학의 치열한 정신세계가 다시 필요해진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입니다. 계층사다리를 차버린 자본주의의 닫힌 문을 걷어차는 망치질하는 철학이 필요한 것입니다. 니체가 '우상의 황혼'에서 말한 망치질하는 철학, 그 철학하는 삶의 자세, 인문학정신이 글과 말, 역사를 망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리지 않고 인간다움의 길을 걸어가는 지혜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남한산성>에서 성 밖의 길을 찾고, 길을 내고 성밖을 나와 격문을 전하는 자는 일상의 대장장이 서날쇠였습니다. 송파 나루의 늙은 뱃사공의 딸 '나루'를 품어 준 것도 서날 쇠였습니다. 치욕의 세상 늙은 뱃사공이 살아온  세월의 아픔을 죽음으로 마무리 해준 이는 김상헌이었으나 , 그 죽음 이후의 여린 생명을 품어낸 이는 일상의 대장장이 서날 쇠였습니다. 죽음 너머의 새 봄의 희망을 서날 쇠는 그렇게 나루를 품어내며 맞이했던 것입니다. 일상의 인문학 정신으로 망치질하는 철학으로 우리의 말과 글과 생각들을 무기로 만들어 가는 삶을 살아간다면 , 남겨진 고통과 허무, 패배감이 창궐한 세상의 죽음과 폐허들 너머 오는 희망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삶의 주인공들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인문학 정신의 일상의 말과 글, 생각들을 망치질하는 철학을 통하여 , 그 망치질을 통하여 무기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2. 아파도 당당하게 

대학 강단 보다는 대중아카데미와 책들로 대중과 소통을 즐기는 강신주 철학자는 거리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학의 연대기적 구술보다는 찰학자 56명의 대결구도로 철학사를 다룬 <철학 대 철학> 이라는 무지막지한 두꺼운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통과 연대를 위한  담론을 다룬  <장자, 차이를 횡당 하는 즐거운 모험> , 모두가  원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욕망을  비판한 < 상처받을 권리> 등 문학과 철학, 동양과 서양의 철학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글쟁이이며  강연자이자 이야기 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철학은 앎, 지혜와 지식을 추구하거나 축적하는 학문이 아니라 , 삶을 사랑하고 사랑하게 하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철학을 말하는 영어단어, 필로소피(Philosophy)는 필로( Philo)와 소피아( sophy)가 합쳐진 말입니다. 흔히들 지혜 (sopia)또는 앎에 대한 사랑(philo)으로 지혜에 대한 사랑을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강신주 철학자는 앎과 지혜보다는 사랑에 방점을 찍어서 철학을 말하는 학자라 할 것입니다. 철학은 사랑의 학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번에 읽은 < 철학이 필요한 시간> 이라는 책도 인간과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체계와 관습에 대한 사랑이 깊게 묻어난 책입니다. 특히 , 철학으로 망가진 자본주의 사회의 상처와 아픔과 고통을 치료하고 치유하는 수술실  의사처럼 메스칼로 삶과 인간을 치료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치열한 철학적 열정이 넘쳐난 책이라 할 것입니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에서 강신주 선생님은 동서양의 48명의 철학적 담론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우리의 내면과 인간관계와 사회적 관계들 속에서 얻게 된 상처와 아픔, 그 냄새나는 피고름들을 치료하고 치유하는 철학적 담론들을 제시합니다. 그는 48명의 철학적 담론들을 유리병 편지로 비유합니다. 철학은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의 편지라는 것을 비유한 것입니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에는  나와 우리, 자본주의 사회의 관습과 체계를 철학적으로 다루는 책입니다. 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사회적 관계와 자본주의 욕망들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쓰게 된 페르소나에  메스의 칼을 들이 됩니다. 자본주의 생존을 위해 쓴 페르소나를 찢어내고 우리의 진짜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진짜의 삶을 살게 하는 인문학 정신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실 고통과 아픔, 냄새나는 상처들을 직시하고 고쳐가는 것이 진짜 삶을 위한 진짜 철학이며 진짜 인문학이라는 것입니다.. 
 니체의 정신변형의 단계인  낙타,사자, 아이의 단계에서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도달해야 할 아이의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  사회의 관습과 체계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낙타의 단계를 극복하고 , 사회의 모든 구속과 억압에 대하여 싸우기 만하는 사자의 단계를 넘어서서 , 안데르센 동화의 '벌거벗은 임금님'에 등장하는 아이처럼 , '임금님이 벌거벗었네!"라고 현실의 기만과 가식을 벗어내는 솔직하고 당당한 아이의 정신이 인문학과 철학의 참다운 정신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가짜 인문학이  현실의 고통과 아픔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진통제와 체면을 주는 것이라면, 진짜 인문학은 현실의 고통과 아픔과 피고름 냄새나는 상처들에 대하여 메스를 들이내고 치료해 내는 것이 진짜 인문학이자 철학이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계층사다리를 차버린 자본주의 구조와 체계 속에 노예로 살 것이 아니라 , 아파도 당당하게 자본주의의 욕망과 구조를 망치질하는 철학으로 깨쳐 버리고 , 새로운 가능성과 현실들을 창초해는 것이 철학이 하는 일이고  진짜 인문학의 임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유일한 것 , 완벽한 것, 절대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일한 것, 완벽한 것, 절대적인 체계로 인간의 삶을 구속하고 억압하여 갇히고 닫힌 체계를 만드는 세상을 향하여  망치 칠하는 철학을 통하여 끊임없이 깨쳐내고 창조의 길을 내는 것이 진짜 인문학의 정신입니다. 과거는 기억할 수 없는 한 다시 오지 못하는 것이고 기대하는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기에 , 지금 바로 여기에 , 아이와 같은 비 온 뒤 맑게 개인 청풍명월의 정신, 쇄락의 정신으로 10만 년 전 살았던 삶을 지금 살아가는 것이고 , 10만 년 후 에도 지금처럼 살아가는 것이, 영원회귀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의 본연이기에 , 지금 여기의 삶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 찰나의 순간들을   아파도 당당하게 현실의 고통과 아픔을 직시하고 고쳐나가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여행하기 좋은 봄날이 왔습니다. 현실 너머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불편함을 견디는 여정입니다. 그 불편함이 새롭고  경탄할 만한 세상을 만나게 되는  보상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니까요.

 봄 날의 여행지로 남한산성은 어떠실까요... 500년 전 겨울전란 아수라를 이겨낸 봄날의 희망과 아름다운 소나무 성지가 우리를 맞이해 줄지 모를 일 입니다. 전란의 고통과 허무와 패배감을 아파도 당당하게 이겨 낸 서날 쇠의 대장장이의 건강함이 우리를 반겨 줄 것입니니다. 닭백숙, 도토리묵과 파전의 향도 대단할 테니까요.. 거기에 막걸리... 

진짜 인문학자 강신주도 독서 또한 여행이라 합니다. 그의 <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어가며, 진짜 인문학자가 보낸 , 사랑의 유리병 편지와  함께 떠나는 독서여행를  통하여  

지금 여기의 삶을 아파도 당당하게 후회없이 살아갈 마음의 힘줄들을 하나씩 세워 가시길 희망해 봅니다. 봄날엔 남한산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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